전체 글35 을지로는 어떻게 다시 ‘살아있는 거리’가 되었을까? 서울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들이 을지로에 들어오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여긴 도대체 공업지구야? 카페거리야?” 철공소의 쇠 냄새, 오래된 간판, 수십 년 된 셔터.그 사이로 힙한 카페와 공방, 작은 갤러리들이 불쑥불쑥 등장한다. 사실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을지로는서울이 수십 년 동안 고민해온 도심재생 실험의 결과물이다. 1️⃣ 쇠락의 시작 – “을지로는 그냥 오래된 철공소 거리였다”을지로는 1960~7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 제조업의 중심이었다.수백 개의 금속가게, 인쇄소, 방산 상점이 이 일대에 모였고“서울의 공업골목”으로 불렸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제조업이 외곽(시화·반월 등 산업단지)으로 빠져나가자을지로는 빠르게 침체됐다.철공소가 문을 닫고, 창고처럼 비어 있는 건물들이 늘어났다.20.. 2025. 8. 21. 동탄신도시로 보는 ‘수도권 신도시 모델의 진화’ 서울 남쪽 화성시 일대.10여 년 전만 해도 논밭과 공장뿐이던 이 지역에지금은 대형 쇼핑몰, 광역철도, 스타트업 캠퍼스, 문화공원이 들어선거대한 신도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바로 동탄1·2신도시입니다. 동탄은 단순히 “서울 대체 주거지”가 아니라한국의 신도시 전략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도시 실험입니다.1️⃣ 동탄1기 – “서울의 베드타운”을 넘어서려는 첫 시도 2000년대 초 1기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등)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주거 중심 → 일자리 부족 → 출퇴근 교통 포화이 구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정부는 동탄1기(2001~2008) 에서 처음으로 “주거 + 산업”을 함께 설계했습니다. 특징 설명주거대규모 공동주택 + 중저밀 저층주거 혼합산업삼성전자·동탄테크노.. 2025. 8. 20. 판교를 걸어보면 보이는 것 – ‘테크노밸리형 도시계획’의 현재와 미래 서울 강남에서 남쪽으로 20분을 달리면 도시 풍경이 갑자기 달라집니다.고층 아파트와 쇼핑몰 대신,정갈한 도로와 낮은 오피스 빌딩, 그리고 ‘삼성·카카오·네이버’ 같은 이름의 현판이 잇달아 등장하죠.여기는 판교 테크노밸리입니다. 그런데 이 지역은 단순히 기업이 많이 모여 있는 산업단지가 아닙니다.한국 도시계획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꾼 모델이자,최근에는 ‘판교제2테크노밸리’를 통해 진화 중인미래형 혁신도시 실험실입니다. 1️⃣ 분당·판교는 원래 어떤 도시였을까? 분당·판교는 1990년대 초“서울 인구 과밀 해소”를 목표로 만들어진 1기 신도시 중 하나였습니다.지금은 잘 정돈된 신도시로 보이지만애초에는 ‘주거 위주의 베드타운’이었고산업·업무 기능은 거의 고려되지 않았습니다.하지만 정부는 2000년대 들어 생각.. 2025. 8. 20. 에듀테크 도시가 뜨고 있다 – ‘도시 전체가 학교가 된다는 발상’ 북유럽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이 도시는 인구 45만 명에 불과하지만, 최근 국제 교육·기술 컨퍼런스에서“세계 최초의 EduTech City”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단순히 학교에 디지털 기기를 도입한 것이 아닙니다.도시 전체를 하나의 플랫폼처럼 설계하고,시민 모두가 그 위에서 교육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만든 것이죠. 1️⃣ 교육 + 도시 = “Edutech City”라는 전혀 새로운 개념 탈린에서는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도시 데이터를 직접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버스 승객 수 데이터🔹교통량 변화🔹지역별 공기질 수치를 활용해 “어떤 교통노선을 줄이면 탄소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우리 동네에서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어떤 정책을 제안해야 할까?”를 학생들이 직접 프로젝트로 제안합니다.시청은.. 2025. 8. 19. 리질리언스 도시란 무엇인가 – 기후 위기 시대에 떠오르는 새로운 도시 전략 우리가 익숙한 도시계획의 키워드는 주로 ‘스마트’, ‘친환경’, ‘지속가능’ 같은 단어였습니다.그런데 최근 유럽의 도시정책 보고서에서는 아주 다른 개념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바로 “Resilience City(회복력 도시)”입니다. 단순히 환경을 지키는 도시가 아니라,홍수·폭염·폭우가 이미 일상화된 시대에 “얼마나 빠르게 복구할 수 있는 도시인가”를 기준으로 도시를 설계하겠다는 접근이죠. 1️⃣ 리질리언스 도시란? (Resilient City)Resilience는 원래 심리학 용어로 “회복탄력성”을 의미합니다.도시계획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예기치 못한 재난·기후 충격이 발생했을 때,최소한의 피해만 입고 빠르게 정상 상태로 복원될 수 있는 도시” 기존의 친환경 도시나 저탄소 도시가“기후변.. 2025. 8. 18. 자동차를 막았더니 동네가 시끄러워졌다? 영국·네덜란드의 ‘Low Traffic Neighborhood’ 실험‘걷기 좋은 도시’ ‘사람 중심의 거리’는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닙니다.하지만 실제로 자동차 진입을 줄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최근 영국과 네덜란드는 조금 급진적인 실험을 시작했습니다.바로 ‘Low Traffic Neighborhood’(LTN),말 그대로 “자동차 통행을 최소화한 생활권” 정책입니다. 1️⃣ LTN 정책이란 무엇인가?Low Traffic Neighborhood, 줄여서 LTN은주거지 내부로 자동차가 지나가는 것을 물리적으로 차단하고도로를 보행자, 자전거,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편하는 정책입니다. ✅ 주요 구성주거지 안쪽 도로에는 자동차 진입 금지우회도로(간선도로)만 자동차 통행 허용막힌 도로는 자전거·보행자 전용길, 또.. 2025. 8. 18. 이전 1 2 3 4 ···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