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 물이 도시의 미래를 좌우한다
기후위기는 이제 단순히 폭염이나 태풍 같은 기상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가장 근본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물이다.
- 폭우 시, 도시 침수와 하천 범람
- 가뭄 시, 식수와 산업용수 부족
- 장기적으로는 수자원 불평등과 환경 갈등
이 때문에 최근 도시계획에서 가장 주목받는 개념 중 하나가 스마트워터시티(Smart Water City) 다.
즉, 물을 단순히 공급·배수하는 인프라가 아니라, 도시 생존 전략의 핵심 자산으로 다루는 모델이다.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싱가포르의 NEWater 정책과 서울의 빗물 저장고 프로젝트다.
2. 싱가포르 – “물 자립 국가”를 위한 NEWater 전략
싱가포르는 국토가 작고 천연 담수원이 부족해 오랫동안 말레이시아에서 물을 수입해왔다.
그러나 기후위기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물 자립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문제였다.
NEWater의 핵심
- 재이용수(하수 고도 처리수): 정화한 하수를 첨단 막여과(Membrane Filtration)와 자외선(UV) 살균을 통해 초순수로 재생.
- 현재 전체 물 수요의 40% 이상을 NEWater로 충당.
- 산업용수와 식수 모두 활용 가능하며, 장기적으로는 55%까지 확대 목표.
도시계획적 의미
- 싱가포르는 “수자원 안보 = 국가 생존”이라는 전략을 도시계획 전반에 반영.
- NEWater 공장은 단순 정수장이 아니라, 시민 교육·관광 자원으로 개방 → 물에 대한 시민 인식을 혁신.
- “수입 의존형 도시 → 자립형 스마트워터시티”로 전환.
3. 서울 – 빗물 저장고 프로젝트
서울은 물 부족보다는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강남, 도림천, 광화문 일대는 국지성 폭우가 내릴 때마다 침수 피해가 반복된다.
빗물 저장고의 핵심
- 도심 지하에 대형 저장 시설을 구축해, 시간당 100mm 이상의 폭우에도 하수를 분산 처리.
- 대표 사례
- 강남역 빗물 저류 배수 시설 (약 35만 톤 규모, 2024년 완공 예정)
- 광화문·도림천 지구의 중소규모 빗물 저장 시스템
- 단순 저장이 아니라, 재이용수로도 활용 가능 → 공원 조경, 도로 세척, 비산먼지 저감에 활용.
도시계획적 의미
- 서울은 “물 자립”보다는 “물 재해 대응”에 방점.
- 물을 위험 요소에서 자원으로 전환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
- 장기적으로는 빗물 관리 + 하수 재이용 + 지하수 순환을 통합한 ‘스마트워터시티’로 발전 가능.
4. 두 도시의 차이와 시사점
구분 | 싱가포르 | 서울 |
핵심 문제 | 물 부족 (수입 의존) | 집중호우·침수 (홍수 위험) |
전략 | 하수 재생 → NEWater | 빗물 저장고 + 재활용 |
목표 | 물 자립 국가 | 기후재난 대응 |
도시계획 반영 | 물을 국가 안보 전략으로 통합 | 물을 기후회복력(Resilience) 요소로 통합 |
특징 | 첨단 수처리 기술 + 교육·관광 자원화 | 인프라 중심 + 점진적 활용 |
👉 즉, 싱가포르는 “자립”을, 서울은 “회복력”을 우선시한다.
5. 앞으로의 방향 – “통합형 스마트워터시티”
서울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싱가포르의 자원화 철학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1. 빗물 → 에너지 자원화
- 빗물 저장고를 단순 ‘저류 시설’이 아니라, 정화 후 재사용 가능한 ‘도시 물 순환 허브’로 전환.
2. 시민 참여 강화
- NEWater처럼 시민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워터 파크형 빗물 박물관’을 조성해 인식 전환.
3. 기후회복력 도시와의 결합
- 스마트워터시티 개념은 단순히 물 관리가 아니라, 도시 리질리언스(Resilience)의 핵심.
- 홍수·가뭄·열섬현상까지 함께 다루는 종합 인프라가 되어야 함.
4. 글로벌 협력
- 서울이 싱가포르와 협력해 아시아형 스마트워터시티 모델을 만든다면, 도시 브랜드 가치도 크게 높아질 수 있음.
6. 결론 – “물은 도시의 미래 통화다”
과거의 도시계획이 도로, 주택, 교통에 집중했다면, 21세기 도시계획은 물과 에너지가 중심이 될 것이다.
싱가포르의 NEWater와 서울의 빗물 저장고는 서로 다른 문제에서 출발했지만,
모두 스마트워터시티로 나아가는 실험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다.
서울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단순한 “홍수 예방 도시”가 아니라,
👉 물 순환과 재생을 통해 기후위기에 회복력 있는 도시, 지속가능한 도시로 진화하는 것이다.